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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에 해당되는 글 3건
2011.01.10 19:32

7월_ 열 권


한글 한글디자인 디자이너 이용제 세미콜론 


십자군 토머스 매든 권영주 옮김루비박스 


홍길동전, 전우치전, 박씨부인전 허균 외 보리 


조선의 마지막 문장 이건창 송희준 옮김글항아리


국어독립만세 김철호 유토피아 


글쓰기 필수 비타민 50 김상우 페이퍼로드 


글쓰기 생각쓰기 윌리엄 진서 이한중 옮김돌베개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김상훈 옮김행복한책읽기


번역의 탄생 이희재 교양인 


위대한 연설 김현 인물과사상사



8월_ 여덟 권 


자본주의 경제산책 정운영 웅진지식하우스 


슈퍼자본주의 로버트 라이시 형선호 옮김김영사 


책으로 세상을 움직이다 기획회의 편집부 엮음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68운동 이성재 책세상 


박씨전 장경남 현암사 


만만한 출판 기획 이홍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이타적 인간의 출현 최정규 뿌리와이파리 


변산공동체학교 김미선윤구병 보리



9월_ 네 권 


갈릴래아 사람의 그림자 게르트 타이센 차봉희 옮김한국신학연구소


출판 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 정은숙  부키


우리 겨레의 미학 사상 김려  보리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  커리 주니어 이원경 옮김비채



10월_ 일곱 권 


우주의 기원  배로 이은아최승언 옮김사이언스북스 


우주의 형상과 역사 일본 뉴턴프레스 엮음뉴턴코리아


백제사 미로 찾기 이희진 소나무 


공자와 천하를 논하다 신동준 한길사 


제자백가사상을 논하다 신동준 한길사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 김진경 안티쿠스 


강유원의 고전 강의 공산당 선언 강유원 뿌리와이파리 



11월_ 일곱 권 


 읽는  박민영 지식의 


럼두들 등반기 E. W. 보우먼 김훈 옮김마운틴북스 


개는 말할 것도 없고 코니 윌리스 최용준 옮김열린책들


세계의  여자 친구 김연수 문학동네 


공산당 선언 마르크스엥겔스 강유원 옮김이론과실천


스틱  히스 히스 안진환박슬라 옮김웅진윙스


빛이란 무엇인가 일본 뉴턴프레스 엮음뉴턴코리아



12월_ 두 권 


이원식 씨의 타격  박상 자음과모음


황우석의 나라 이성주 바다출판사



2009년에 읽은 책 가운데 <글쓰기 생각쓰기>, <번역의 탄생><당신 인생의 이야기><개는 말할 것도 없고><이타적 인간의 출현> 추천한다. <글쓰기 생각쓰기>는 비록 미국 사람이 쓴 글쓰기책이지만 모든 글쓰기 선생들이 말하는 "쉽게 써라", "분명하게 써라"는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번역의 탄생>은 우리말과 영어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 주며, "번역은 글쓰기"라는 점을 넌지시 알려 준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개는 말할 것도 없고>는 둘 다 과학소설이다. 치밀한 구성과 밀도 있는 문체, 해박한 지식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정말 재미있다. <행동경제학>을 편집한 뒤 관련 서적을 꾸준히 읽었는데 그러다 알게 된 책이 <이타적 인간의 출현>이다. 글쓴이가 산타페연구소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읽어 볼 만한 책이지 않을까 싶다. 최근 개정판이 나왔다. 


2009, 68운동, E. W. 보우먼, 갈릴래아 사람의 그림자, 강유원, 강유원의 고전 강의 공산당 선언, 개는 말할 것도 없고, 게르트 타이센,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 공산당 선언, 공자와 천하를 논하다, 교양인, 국어독립만세, 글쓰기, 글쓰기 생각쓰기, 글쓰기 필수 비타민 50, 글항아리, 기획회의, 김려, 김미선, 김상우, 김연수, 김영사, 김진경, 김철호, 김현, 뉴턴코리아, 당신 인생의 이야기, 댄 히스, 독서이력, 돌베개, 럼두들 등반기, 로버트 라이시, 론 커리 주니어, 루비박스, 마르크스, 마운틴북스, 만만한 출판 기획,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 문학동네, 바다출판사, 박민영, 박상, 박씨전, 백제사 미로 찾기, 번역의 탄생, 변산공동체학교, 보리, 부키, 비채, 빛이란 무엇인가, 뿌리와이파리, 사상을 논하다, 사이언스북스, 산타페연구소, 세계의 끝 여자 친구, 세미콜론, 소나무, 슈퍼자본주의, 스틱, 신동준, 십자군, 안티쿠스, 엥겔스, 열린책들, 우리 겨레의 미학 사상, 우주의 기원, 우주의 현상과 역사, 웅진윙스, 웅진지식하우스, 위대한 연설, 윌리엄 진서, 유토피아, 윤구병, 이건창, 이론과실천, 이성재, 이성주, 이용제, 이원식 씨의 타격 폼, 이타적 인간의 출현, 이홍, 이희재, 이희진, 인물과사상사, 일본 뉴턴프레스, 자본주의 경제산책, 자음과모음, 장경남, 정운영, 정은숙, 제자백가, 조선의 마지막 문장, 존 배로, 지식의 숲, 책 읽는 책, 책세상, 책으로 세상을 움직이다, 최정규, 출판 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 칩 히스, 코니 윌리스, 테드 창, 토머스 매든, 페이퍼로드, 한국신학연구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글 한글디자인 디자이너, 한길사, 행동경제학, 행복한 책읽기, 허균, 현암사, 홍길동전, 황우석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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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9 00:37
최근에 두 번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한 번은 김지원, 김지인, 김지안 요 세 꼬맹이들 방학 때 같이 놀 겸 공부할 겸 다녀왔고, 한 번은 넉넉하게 구경하고 싶어 평일에 혼자 다녀왔다. 사실 꼬맹이들은 박물관보다 에버랜드 같은 데 가고 싶어 했지만, 꼬맹이들 엄마랑 나랑 작당해 얘들을 꼬드겨 박물관으로 데려갔다. 다행히 아이들도 잘 논 거 같기는 하다. 기운 넘치는 꼬맹이 세 녀석들 덕분에 내가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았다. 

한 번 구경 삼아 왔다 간다는 생각보다 몇 번 들락거리며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다녀야 하는 곳이 박물관이 아닌가 싶다. 그 많은 걸 한두 번에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닐 테고. 손바닥만 하게 적어 놓은 설명으로 충분하지도 않고 말이다. 올해 말까지 박물관을 공짜로 다닐 수 있다니까 시간 날 때마다 가 볼 생각이다. 아이들은 이제 기념품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에 데려 가기는 힘들 거 같다. 그날도 기념품 싼 거 고르게 하느라 좀 애먹었다. 

다음 주 토요일에 지원이랑 지원이 친구 몇 명이랑 서울 성곽을 돌 계획이다. 다 돌기는 힘들거 같고 동대문에서 출발해 인왕산이나 서대문 정도까지 절반 정도만 돌 생각이다. 사실 꼬맹이들과 박물관 갈 계획을 짜면서 한 달에 한두 번 답사 다니면 어떨까 생각했다. 멀리는 말고 서울 안에서만 다녀도 갈 만한 곳이 꽤 많으니까, 아예 도서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계산도 섰다. 박물관도 좋고 서울 성곽도 좋고 경복궁이나 창덕궁도 좋고 지원이 삼형제뿐만 아니라 다른 꼬맹이들도 같이 다니면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박물관 한 번 다녀와서 포기했다. 그 많은 꼬맹이들을 내가 혼자 어떻게 할 수 없을 거 같았다. 그나마 말 잘 듣는 이 세 녀석 데리고 다니는 것도 그렇게 힘든데 말이다. 

박물관 들머리에서 찍은 사진. 이 박물관은 이 꼬맹이들 할아버지네 회사에서 설계한 건물이다.


지인이는 내내 금붙이에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


국보 287호 백제금동대향로 앞에서.


국보 191호인 신라 금관과 국보 192호인 허리띠.


북한산 비봉 정상에 있던 신라 진흥왕 순수비. 지금 비봉에 서 있는 순수비는 모조품이다.


국보 126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로, 그 길이가 7m에 이른다.


고려 시대 만든 실물 금속활자.



첫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 목판으로 인쇄한 판각본이다.


나중에 혼자 가서 다시 찍은 백제금동대향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오면 누구나 다 찍는다는 중앙 홀.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로동 |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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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7 14:00

마크 트웨인이 그랬다고 한다. 

고전이란 사람들이 칭찬하면서도 결코 읽지 않는 책이다. 

어느날 문득 책장에 꼽혀 있는 <홍길동전>(보리출판사, 2007)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홍길동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가 <홍길동전>을 읽게 된 건 이 때문이다. 고작 객기를 부린 것이었지만 그래도 좀 고상하게 부리고 싶었다.

<홍길동전>은 조선 시대 광해군 때 허균이 지은 소설로 우리나라 한글 소설의 효시다. 이야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부분은 홍길동이 이름 있는 홍씨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서자라는 이유로 온갖 천대를 받으며 자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오니 어찌 사람이라 하오리까”(17쪽)라고 또박또박 대꾸하는 장면에서는 그 설움이 어디에서 비롯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결국 길동이 집을 떠나는 것으로 그 다음 부분이 시작된다. 길동은 정처 없이 헤매다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 와 사는 곳’(37쪽)에 이르게 되고, 자신의 뛰어난 재주로 활빈당을 이끌며 조선 팔도를 들쑤셔 놓는다.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마음이 쏠린 중과 패악스런 탐관오리들을 혼내 주고 그 재물을 가난한 백성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준다. 마지막 부분은 병조판서에 제수된 길동이 활빈당과 그 식솔 3,000여 명을 이끌고 조선을 떠나, 율도국이라는 새 세상을 건설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허균은 이달에게 시를 배웠다고 하는데, 바로 스승 이달이 서출이었다고 한다. 품은 뜻이 높고 그럴 능력 또한 충분히 갖추었음에도 서얼이라는 이유로 옥당(홍문관)에 참례하지 못’하고 ‘선전관이 될 수 없는 몸’(70쪽)이었다. 허균은 조정에 나아갈 기회조차 박탈당한 스승과 동기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적서 차별의 불합리성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적자라는 족속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조선 사람들은 바로 몇 해 전 임진왜란을 겪으며 양반 사대부들이 얼마나 무능하고 엉뚱한지 직접 겪어 보았다. 오죽하면 임금이 도성을 버리고 의주까지 파천하고는 여차하면 명나라로 망명하려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홍길동전>에 담긴 온갖 탐관오리들과 그들에게 뇌물이나 챙기는 조정 대신들에게서 양반입네 하는 족속들의 무능하고도 사대적인 모습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어찌 보면 허균이 역모죄로 참형된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기존 체제를 거침없이 까 대는 사람을 권력이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허균과 <홍길동전>에도 한계는 있다. 첫째, 기존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조선이란 사회는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다. 인간을 임금과 백성으로 나누고, 백성을 사대부와 양민과 천민으로, 혹은 사내와 계집으로 엄격하게 나누어 놓은 신분제도라는 거대한 차별에 견주면 적서는 차라리 사소한 문제였을 테지만, 신분제도 자체에 대한 고민과 이를 타파하려는 낌새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홍길동은 이상 사회인 율도국을 건설해 놓고도 스스로 신분제도의 정점인 왕으로 등극한다. 오히려 기존 체제를 이용해 한자리 꿰차기까지 한 것이다. 둘째로, 일부다처제에 대한 아무런 반성이 없다는 점이다. 보리판 <홍길동전>에는 그 내용이 없지만 원문을 보면 홍길동에게 아내가 두 사람 있었다. 백 씨 부인과 조 씨 부인이 그 둘이다. 아내가 둘 이상이라는 것은 적서 차별이 생길 수밖에 없는 조건이 아닌가? 한편으로는 이 두 가지 한계가 허균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닐 테다. 시대의 한계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그렇지만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는 허균이 조금 더 깊이 있게 사고를 밀고 나가지 못한 점은 무척 아쉽다. 
  
“재상집에서 천한 몸으로 태어난 사람이 너뿐 아니거늘 어찌 이리 버릇없는 말을 함부로 하느냐?”(17쪽) 

이 말은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자신의 처량한 신세를 한탄하자, 홍 판서가 한 대답이다. 나는 이 구절이 <홍길동전>에서 가장 인상 깊게 남았다. 그런데 이 말은 홍 판서만 한 게 아니다. 

“재상집에서 천한 신분을 타고난 사람이 어디 너뿐이더냐?”(33쪽) 

놀랍게도 이 말은 길동의 어머니 춘섬이 한 말이다.   

나는 요즘 이 말이 이렇게 들린다. 

“회사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이 어디 너뿐이더냐?” 

조선 시대에 서자들이 서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기회조차 박탈된 채 그 차별에 울어야 했다면, 지금 우리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그 차별에 피눈물 흘리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도 우리는 ‘그런 사람이 어디 너뿐이더냐?’라는 말 한마디에 인간답게 살 권리를 포기하고 잠잠해야 한단 말인가? 이 뿐만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돈이 없으면 배우지도 못하는 세상에 살게 되었다. 가난이 가난을 대물림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런데도 ‘배우지 못한 사람이 어디 너뿐이더냐?’라는 말 한마디에 배울 권리를 포기하고 우리 아이에게 가난이 대물림되는 것을 뻔히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아니다. 우리는 <홍길동전>에서 배워야 한다. 길동이 적서를 차별하는 집을 떠나 활빈당을 조직했듯이, 주자학에 빠져 뼈와 살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굳어 버린 조선 팔도를 휘젓고 나라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았듯이, 그리고 끝내는 새로운 세상을 이루어 적서 차별을 끊었듯이 우리 또한 그렇게 해야 한다. 어디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단 말인가? 

헤겔은 <역사철학>이라는 책을 쓰며 그 서문에 이런 말을 남겼다. 

“경험과 역사가 가르치는 바는 이러하다. 국민과 정부는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거기서 얻은 원칙에 따라 행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험과 역사에서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단 말인가? 이제는 헤겔의 비야냥에서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을까?


웃자고 덧붙이는 글

01. 
길동이에게 서자로 태어나지 않을 기회가 없지는 않았다. 원문을 보면 홍 판서가 용을 품에 안는 태몽을 꾸고 정부인 유 씨에게 가 은근히 수작을 거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부인 유 씨가 비루하다 홍 판서를 내친다. 홍 판서는 부인의 지식 없음을 한탄하고 여종 춘섬을 침실로 끌어들인다. 곧 길동이 서자로 태어난 것은 목석 같은 부인 유 씨 탓이 크다. 이 황당하고도 당황스런 이야기를 왜 넣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재미있는 이야기인데 말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부인 유 씨가 임신을 했으면 홍길동 같은 아이는 낳지 못했을 거 같다. 적자 홍길동이 적서 차별이라는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었을지 의심스럽다. 아마 작품을 위해서 홍길동은 서자로 태어나야 할 운명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02. 
재미있는 건 홍길동 때문에 골머리 썩은 왕이 바로 세종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아는 세종은 성품이 어질고 지혜로운 임금으로, 할아버지 태조가 세운 조선의 기틀을 굳건히 다졌다. 단연코 조선 시대 임금 가운데 가장 훌륭한 임금이었다. 그렇지만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세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얼마나 아랫 사람들을 단속하지 못했으면 사모관대를 걸친 벼슬아치치고 탐관오리 아닌 자가 없으며, 그 가렴주구가 얼마나 혹독했으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데가 깊은 산골밖에 없었겠는가? 그리고 지혜롭지도 않다. 어리숙하게도 홍길동을 병조판서에 제수하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허균에게 무슨 원한이 있어 성군 세종을 이렇게 깎아내렸는지 궁금하다. 소설일 뿐이라고, 창작일 뿐이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말이다. 

03. 
이런 '무협' 소설을 볼 때마다 아쉬운 게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개발할 게 아니라 차라리 축지법을 연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석유 때문에 머리 싸매고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화장이나 성형 기술보다 먼 옛날 도사들이 부렸다는 둔갑술을 계승해 발전시켰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요즘도 화장술이나 성형 기술을 일컬어 변장술, 둔갑술이라고는 하지만, 홍길동이 부린 둔갑술이야말로 진짜 '원조'며, '원천' 기술 아닌가? 축지법이든 둔갑술이든 며느리도 모르게 몇몇 제자에게만 몰래 몰래 전해 준 도사들의 밴댕이 같은 소갈머리가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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