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133)
살아 있다는 느낌 (46)
익자삼우 (23)
요산요수 (12)
수불석권 (23)
구이지학 (11)
천의무봉 (16)
섬섬옥수 (2)
pawn shops near me that buy guns
pawn shops near me that buy guns
http://info.silvercentral.net
http://info.silvercentral.net
http://sightings.elvissighting..
http://sightings.elvissighting..
http://clients.trafficbackdoor..
http://clients.trafficbackdoor..
business.easyprofitsreview.com
business.easyprofitsreview.com
92,144 Visitors up to today!
Today 0 hit, Yesterday 2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Candle
'한가위'에 해당되는 글 2건
2008.09.25 18:28

다 지키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책 읽기를 위해 세운 원칙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두 번 읽는다. 처음 읽을 때는 나무보다 숲에 집중하고 두 번째 읽을 때는 숲보다는 나무에 집중한다. 둘째, 블로그에다든 어디든 독후감을 쓴다. 셋째, 책은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 본다. 넷째, 읽어 보고 정말 괜찮은 책이면 돈 주고 산다. 이 가운데 요즘 들어 중요해진 원칙이 셋째와 넷째 원칙이다. 정작 어느 원칙이 중요한 원칙이냐면, 그 책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드는 첫째와 둘째 원칙이 더 본질적이고 중요하다 할 수 있지만 그것도 관리가 되어야 가능한 얘기 아닌가. 무작정 사들이면 책만 자꾸 늘어서 책장에 꼽아 놓을 데도 없게 되고 나중에 이사할 때도 힘들기 마련이다. 당인동으로 이사 오면서 이제 더는 꼽아 놓을 자리가 마땅치 않다. 많이 나눠 주고 왔는데도 이 모양이다. 내 책장에 아직 한 500권 정도 꼽혀 있는데, 앞으로는 솎아 내 엄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한밤의 숨바꼭질><희망의 결말>도 일단 도서관에서 빌렸다. 이 책은 일본 사람 호시 신이치가 쓴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가운데 두 권이다. 내가 일본 책들을 좋아하지 않지만 작년에 한겨레신문에 실린 기사를 읽고 언젠가 읽어 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다. 그래서 마포도서관에서 3권과 29권을 빌려 왔다.

200쪽 분량에 소설 15편 가량을 실었으니 말 그대로 쇼트-쇼트(short-short) 소설이다. 짧디 짧은 소설이라 쉽게 금방 읽힌다. 그 짧은 분량에도 반전이 숨어 있다. 그래서 호시 신이치라는 이름이 현대 일본 대중문학사에서 빠지지 않는 게 아닌가 싶다. 재미있고 황당하다. 황당하지만 말이 된다. 가령 <한밤의 숨바꼭질> 제일 앞에 실린 <어느 귀향>과 <신록의 계절>만 읽어 봐도 무슨 말인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귀향>은 이런 이야기다. 마흔 살이 되면 죽게 되는 집안 내력 때문에 방탕으로 가산을 허비한 남자가 마흔 살이 되어서야 듣게 되는 황당한 진실. 온 동네 사람들을 배신하고 살려 준 여자와 도망친 대가로 자신이 제물이 되고마는 남자 이야기를 들려 주는 <신록의 계절>.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밤에 읽으면 더 좋다. 아주 오싹오싹하다. 괴기스런 이야기, 특히 악마와 거래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다만 <한밤의 숨바꼭질>은 편집이 엉망이다. <희망의 결말>은 괜찮지만 <한밤의 숨바꼭질>은 띄어쓰기 틀린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 같은 번역자에 같은 편집자가 맡아 책을 만들었고 오로지 출간 시기가 여섯 달 정도 차이 나는 것만 다른데 왜 이럴까?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는 33권까지 나왔다. 시간 날 때마다 한 권씩 빌려 읽을 생각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시리즈물은 다 찾아 읽는 재미로 읽는 거 아닌가? 다만 이 시리즈물을 찾아 도서관 서너 군데를 뒤져야 한다는 점이 안타깝다.

<웨스팅 게임>은 한가위 연휴에 읽으려고 빌렸다. 한가위 때나 설 때 보통 이런 식으로 계획을 세운다. 등산 한 번, 가벼운 책 한 권, 좀 무게 있는 책 한 권, 영화 한 편. 이번 연휴는 길지 않아서 등산은 계획을 잡지도 않았고 책은 한 권만 읽기로 했다. 영화는 그 전주에 본 <블레이드 러너>로 대신했다.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 여름 휴가 때 읽을 만한 책을 소개하는 기사가 생각나 그 책으로 결정했다. 오랜만에 읽는 추리소설이라는 점도 책을 정하는 데 한몫했다.

읽어 보니까 한가위에 딱 맞는 책이었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대부호 웨스팅이 죽고 유언장에 적힌 유산 상속자로 16명이 모인다. 그런데 그 유언이라는 것이 요상하다. 자신은 살해되었으며 범인은 유산을 상속받을 16명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범인을 잡는 사람에게 유산을 모두 물려주겠다며 게임을 제안한다. 처음부터 유언을 무시한 두 사람을 빼고 14명이 게임을 시작하는데.......

나는 추리소설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로 충격과 논리와 사연을 꼽는다. 전혀 뜻밖인 사람이 범인으로 드러나는 충격, 그 사람이 범인일 수밖에 없는 논리, 그 사람에 얽힌 사연이 추리소설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웨스팅 게임>을 다 읽고 억지란 생각이 들었다. 웨스팅이 게임을 제안한 이유도 그렇고. 범인(?)을 잡는 사람도 그렇고. 살인자(?)도 그렇다. '미국 최고 권위의 뉴베리 상 수상작'이라는 금딱지가 책 표지에 커다랗게 붙어 있다. '옮긴이의 글'을 보면, 뉴베리 상이 미국 최고 아동문학상이며 이 책이 추리소설로는 처음 수상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주인공과 연결해서 봐도 될 듯하다. 그 상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지어낸' 것인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추리소설에 살인 사건이지만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은 점도 있겠지만 말이다. 읽어 보면 알 것이다. 내가 왜 이 책이 한가위에 적절한 책이라고 했는지 다 읽어 보면 알게 될 것이다. "돈? 명예? 나이 들면 다 소용없다오. 가족이 최고라오."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2008.09.22 15:38
이럴 때마다 '사랑과 평화'가 부른 노래 <한동안 뜸했었지>가 생각난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동안 또 일기를 안 썼다. 한 넉 달 정도. 그 사이에 이 블로그에는 때때로 글을 올리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8월 9일이 마지막이었고, 그마저도 쓰다만 글이었다. 참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일들이 내가 글 쓰는 것을 더욱 방해했다고 할까? 하여간 그랬다.

좋은 소식 하나와 나쁜 소식 하나가 있다면 사람들은 보통 어떤 소식을 먼저 들으려 할까? 난 이쪽으로는 보수적인 사람이어서 나쁜 소식을 먼저 듣겠다 할 것이다, 아마. 그래서 소식을 전할 때도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을 먼저 전한다. 내게 좋은 소식과 안 좋은 소식이 하나씩 있다. 그럼 먼저 안 좋은 소식부터 전하겠다. 나, 회사 그만뒀다. 그럼 좋은 소식은? 나, 회사 때려치웠다. 뭐 그렇게 되었다. 난 최소한 내년 2월까지 어떻게든 일년은 버티려고 했는데 뭐 그렇게 되었다.

<행동경제학> 편집하면서 배운 개념 가운데 하나가 '피크 엔드 효과'(peak end effect)다. 어떤 일이나 과정을 평가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가장 강렬한(peak) 느낌과 마지막(end) 느낌이라는 이론이다. 다시 말해, 과정 전체를 종합해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느낌에 좌우된다는 소리다. 회사 그만둘 때 내가 느낀 바를 얘기하자면 이 이론이 맞는 듯하다. 지난 일곱 달(정확하게는 여섯 달 보름) 동안 사장이 아무리 좋게 보였다고 해도 마지막 보름 동안 보여 준 지저분함은 다 덮을 수 없을 것이다. 한 가지만 쓰겠다. 사장이 그랬다. 나 때문에라도 더 악랄한 경영자가 되어야겠다고. 무슨 말인가 하면, '무능한' 나를 진작에 짤랐어야 하는데 자기가 너무 마음이 여려 차마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여기서 내가 무능한지 어쩐지는 더 쓰지 않겠다. 나라고 왜 할 말이 없겠나). 참 기가 막혔다. 일곱 달 동안 어이없고 경우 없는 일을 많이 당했지만 마지막까지 이 모양이니, 박복한 내 팔자를 어디 가서 하소연한단 말인가. 내가 듣기로는, 여기에서 일한 편집자 가운데 여덟 달을 넘긴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보름 일한 사람도 있었다는 전례를 끄집어 내면 내가 버틴 일곱 달은 결코 짧다고 할 수 없을 게다. 더군다나 한 달만 더 있으면 기존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왜 이렇게 편집자가 자꾸 갈리는 것일까? 그동안 거쳐 간 편집자들이 모두 다 무능해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정작 깨우쳐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정작 무능한 사람은 누구?

이런저런 줄다리기 끝에 한가위 연휴 끝나면 그만두기로 합의했다. 그렇게 나는 다시 백수가 되었다. 지난 일곱 달 동안 가시방석이었다. '오늘' 그만두게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다녔다. 달품팔이 신세를 얘기할 때면 윗도리에 항상 넣고 다닌다는 사표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딱 내 마음이 그랬다. 말 같지도 않은 원고를 그럴 듯하게 새로 쓸 때도, 보도 자료를 만들 때도 그랬다. 이걸 내일 아침까지 쓰든지 아니면 사표를 쓰든지 둘 중 하나는 써야 한다고. 지난 여섯 달 동안 주말이나 일요일에도 일 생각에 편히 쉬지 못했다. 처음으로 맘 편하게 쉰 게 8월 15일 광복절 연휴였으니까.

요즘은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것들을 하고 있다. 봄부터 못 보고 쌓아 놓은 신문이 꽤 된다. 지난 주부터 그걸 몰아 읽고 있는데 거진 반 정도 본 거 같다. 이제는 전혀 새로운 소식(news)이 아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다. 어떤 기사가 정확히 예측했는지 어떤 기사가 헛다리 짚었는지 찾아보며 읽는 재미로 신문을 되짚어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 <20세기 소년>도 24권(<21세기 소년 상, 하>까지 해서)을 모두 빌려다 봤다. 마포도서관, 서강도서관에서 책 빌려 보는 건 여전하고. 최근 한 달 동안 읽은 책이 꽤 된다. <햄릿>, <나비가 없는 세상>, <얘들아 정말 작가가 되고 싶니?>, <웨스팅 게임>, <한밤의 숨바꼭질>, <희망의 결말>, <완득이>, <달콤한 나의 도시>.

무엇보다도 설악산 다녀올 준비를 하고 있다. 작년처럼 힘들게 대청봉을 오르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아침에는 유숙이 누나랑 같이 안산에 가고, 저녁 때는 혼자 한강을 따라 달린다. 달리기 때문에 초시계가 하나 필요한데 자꾸 아이포드 나노에 눈이 가서 고민이다. 얼마 전에 2002년에 산 내 아이포드가 망가졌다. 음악도 듣고 싶고 초시계 기능도 필요하고.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 한다. 지난 일곱 달 동안 나름대로 배운 것도 많고 느낀 것도 많아 최소한 내가 퇴보한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앞으로 고민이 깊어지겠지만 지금껏 그래 왔던 대로 내 길을 꾸준히 갈 것이다. 아마도 말이다.

여섯 달 보름 동안 내가 다닌 회사 지형출판사. 참 허름한 문패다.


사무실 내 자리. 여름에 찍어 놓은 사진이다.


2008년 9월 15일 저녁 지형출판사 마지막날.



강인성 | 2008.11.25 19:3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출판사치고는 진짜 허름해요...

문패가... 문뜩 떠오르는 개그문구...( 이게 뭐니....ㅡ,ㅡ;;)

장원형... 죄송해요....;ㅡ,ㅡ; 꾸벅...
Favicon of https://heartone.tistory.com BlogIcon 심장원 | 2008.11.26 00:5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뭐 죄송하기까지 하니, 사실이 그런데 ㅋㅋ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