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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18. 09:21
2008년 1월 5일 포항 앞바다에서 찍은 해돋이. 50mm 렌즈로 찍었는데, 이럴 때는 정말 300mm가 필요해.
요 몇 해 동안 새해 계획이란 걸 세우지 않았다. 사실 나는 묵은해와 새해라는 선 긋기조차 달갑지 않다.그러니 내 머릿속에는 새해 계획이란 개념이 전혀 없을 수밖에. 이 박복한 사람은 그저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뿐이었다. 나는 하루하루가 참으로 버거웠다.
한편으로는 늙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세시에 괜히 호기를 부렸다가 세밑에 낭패감만 남는 경험은 이제 할 만큼 한 셈이다. 가슴 아프게도, 하루하루 나이를 먹으며 깨달은 것은 내 맘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나이를 먹는 것만큼 절망 또한 깊어지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뭔가를 꿈꿀 수 있다. 외려 절망이라는 나락에서 빠져나오려고 애쓰는 존재가 인간이지 않은가? 내 박복한 신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 삶을 즐겁게 해 줄 작은 계획 몇 개를 준비하련다. 세계 평화를 이룰 수는 없어도 내 마음만큼은 평화로울 수 있을 테니까.
1. 공부
편집자로서 우리말 공부는 꾸준히 해 왔다. 올해도 계속 공부하고 궁리할 생각이다. 대신 영어랑 한문, 수학을 공부 좀 하련다. 수학은 고등학교 때 보던 <수학의 정석>을 다시 보는 것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거의 20년이나 지났지만 아직 안 버렸다. 그 두꺼운 몇 권(고등학교 때 난 이과였다)을 여태 버리지 않은 나도 참 대단하다.
2. 책 읽기
책은 지금껏 해 온 대로 읽을 테지만, 권수를 좀 줄일 생각이다. 한 서른 권 정도? 대신 좋은 책 한 권을 두 번, 세 번 읽을 생각이다. 되풀이해 읽은 책은 서평도 쓸 생각이다. 특별히 시를 많이 읽을 생각이다. 집에 시집이 쉰 권 정도 있다. 한 주에 한 권씩 읽으면 올해 안에 다 읽을 수 있을 듯하다.
3. 커피 줄이기, 시럽 안 먹기
한 달에 커피값으로 10만 원 정도 쓴다. 내가 마시는 데 7만 원가량, 남들 사 주는 데 3만 원가량 나가는데 거의 매일 마시는 셈이다. 좀 줄일 생각이다. 우선 홀수날만 마시기로 했다. 아직은 잘 지키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나는 커피를 마실 때 시럽을 많이 넣어 아주 달게 마시는 편이다. 이제는 달게 마시지 않으려고 한다. 이 다짐도 아직 잘 지키고 있다.
4. 음악 듣기
집에 시디가 한 250장 정도 있다. 하루에 한 장씩 들으려고 한다. 거진 일 년이면 다 들을 듯한다. 어제 고른 시디는 핑크플로이드(Pink Floyd)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the Dark Side of the Moon)이다. 지금은 콜드플레이(Coldplay) <레프트라이트레프트라이트레프트>(LeftRightLeftRightLeft)를 듣고 있다.
5. 일기 쓰기
뭘 하고 사는지는 아이캘(iCal)로 정리해 놓지만 아무래도 일기 쓰기만 못한 거 같다. 요즘 느끼는 건데, 적는 자보다 무서운 사람이 없다. 올해부터는 일기를 꾸준하게 쓰려고 한다. 솔직히 아직 한 번도 안 썼다. 시간 내서 꾸준히 써야겠다.
뭐 이정도?
솔직히 올해 바라는 소원이 하나 있다. 예의 없고 개념 없는 것들 만나지 않기. 살면서 이 바람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요 몇 달 내가 당한 징한 일들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간절한 소원도 없다.
새해 복들 많이 받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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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
2007. 1. 1. 21:29

어제 송구영신 예배 때 보니 ‘2007년 새해 결단’이란 걸 하더군요. 전 뭘 결단할 만큼 ‘결딴낼’ 자신은 없습니다. 그냥 가볍게 몇 가지 결심만 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스타벅스와 영영 이별하기’입니다.
제가 커피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스타벅스 더블샷은 무지 좋아합니다. 전에 충무로에서 일할 때 누가 놀러오면 거의 밥은 제가 샀습니다. 그리고 차 마시러 가면 대한극장 안에 있는 스타벅스에 데리고 가서 더블샷 사라고 했죠. 거의 웬만한 밥값과는 맞먹게 비쌉니다. 제가 알기에 더블샷은, 에스프레소가 너무 양이 적은 사람을 위해 만든 메뉴로 간단하게 에스프레소 곱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하고 거기에 시럽을 넣어 먹으면 달짝지근한 게 아주 맛있습니다. 그 맛있는 걸 비싸서 안 먹다 얼마 전에 편의점을 가니 캔으로 나왔더군요. 중독성이 강하게 맛있는 커피지만 차마 더는 못 먹겠더라구요.
이미 아시는 분도 계시지만 스타벅스와 시온주의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합니다. 어느 분은 ‘내가 사 먹는 스타벅스 한 잔이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는 총알이 된다’고 스타벅스 커피는 안 마신다고 합니다. 뭐 그렇게 따지고 보면 사지 말아야 하고 먹지 못할 게 천지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는 없더군요. 그분 말씀이 제게 총알이 되어 박혔습니다. 그래서 전 올해 2007년 결심을 ‘스타벅스와 영영 이별하기’로 정했습니다. 여러분도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사 먹는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총알로 되돌아간다는 현실을 말입니다.
스타벅스여, 안녕히.
사진은 12월 31일 마지막으로 사 먹은 스타벅스 더블샷입니다. 제가 이별을 통보한 상대가 이놈입니다. 겉과 속이 시커먼 놈입니다. 그리고 방금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가봤더니 홈피를 인터넷 익스플러러에 맞춰 놨더군요. 참 여러가지로 맘에 안 듭니다. 끝.
나들목교회 열린마당에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