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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에 해당되는 글 1건
2008.10.01 23:00

영화 <본 슈프리머시>에서 인도 해변을 달리고 있는 제이슨 본.


영화 '본'(bourn) 시리즈, 그러니까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가운데서 나는 <본 슈프리머시>가 제일 좋았다. 그 이유가 약간 우습기는 하다. 제이슨 본이 인도 해변을 죽어라 달리는 장면 때문이다. 그리고 제이슨 본은 1편인 <본 아이덴티티>에서 이렇게 자기 자랑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전속력으로 800미터를 달릴 수 있다"고. 그렇다. 사실 이건 내 '로망'이었다.

남자와 여자를 가르는 것을 내가 좋아하지는 않지만, 남자로서 내게 바람이 있다면 그건 달리기를 잘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달리기, 그거 간단하다, 100미터건 1,000미터건 결승점을 향해 그냥 무작정 열라 달리면 된다, 지만 이거 쉽지 않다. 온몸이 특별히 다리 근육이, 허파가, 심장이 받쳐 줘야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간을 들여 연습해야만 한다. 우리 같은 장삼이사들, 요즘 떠오르는 강마에가 즐겨 쓰는 말로, 천민들은 말이다. 모든 게으름뱅이들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이냐? 바로 시간을 내고 몸을 움직여 뭔가를 하는 것 아닌가? 누구 못지 않게 게으른 나는 몸 움직이는 것이 싫었고 일부러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 싫었다. 그 결실을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오래달리기에서 맺을 수 있었다. 2등, 뒤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보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친구가 하나 있어 꼴찌는 반드시 그 친구 몫이었다는 점이다. 그 친구는 움직이기를 싫어할 만하다고 누구나 인정할 만큼 몸집이 거대했다.

하늘이 무심하시게도 게으른 자에게 돌아오는 압박이 있었으니 고등학교 입학시험에 포함된 체력장이었다. 솔직히 체력장은 기본 점수만 받아도 상관 없기는 했다. 고등학교 입학에 영향을 끼칠 만큼 성적이 안습이지는 않았으니까. 그렇지만 이제 막 사내 대장부임을 만방에 떨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따로 있었다. 바로 대의와 명분, 의리 아니겠는가? 쉽게 말해서 만점이 아니면 쪽팔리다는 말씀이다. 내가 연습을 좀 한 덕분인지 아니면 나보다 게으른 친구들이 많이 늘어난 덕분인지 아무튼 나는 800미터 달리기를 과유불급한 기록으로 마칠 수 있었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다시 나무늘보과로 돌아갔다. 물론 한 가지 예외는 있었다. 이상하게도 공만 보면 쫓아가고 싶었고, 이상하게도 나뿐만 아니라 그런 친구들이 언제나 스물 몇 명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공 하나를 스물 몇 명이 우르르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축구라는 놀이는 좀 했다. 그러다 다시 3년만에 더 심각한 체력장이 돌아왔다. 이게 점수로 바뀌어 우리 인생을 영원히 쥐락펴락하는 대학 입학시험에 반영된다는데 어쩌겠는가, 몸을 움직여야지. 그때 1,000미터 달리기 만점이 3분 53초였다. 물론 이때도 만점을 받지는 못했다. 한 4분 15초쯤 들어온 거 같다. 나름대로 선방했다 생각한다. 그런데 체력장 날 1,000미터 달리기를 하지는 않았다. 다른 종목 점수로도 이미 20점 만점을 채울 수 있어서 오래 달리기를 굳이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야기를 좀 더 해야겠다.

100미터 달리기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원래 난 100미터 달리기도 아주 못했다. 마음은 100미터 저쪽에 가 있지만 발이 안 움직이는 걸 어쩌란 말인가? 100미터 달리기는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이상호라는 친구가 잘했다. 키가 커서 내 뒤쪽에 앉았는데 아뿔싸, 다리가 좀 짧은 편이었다. 그런데 그 짧은 다리로 열심히 땅을 내딛어 휭 하고 내달리는 걸 본다면 다들 그 친구가 매우 부지런하다는 데 뜻을 같이할 정도라고 할까? 아무튼 나는 중학교 3년 동안 100미터 달리기 기록이 18초였다. 전혀 진보가 없었다. 그러다 하루는 뒤꿈치를 들고 뛰어 봤다. 그랬더니 단박에 14촌가까지 줄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달리는지 모르겠다. 그 바쁜 형국에도 온 발바닥으로 땅을 딛는지 말이다. 체력장 날, 난 내 나름대로 요령을 터득했고 출발운도 좋아서 100미터 달리기는 13초9로 끊었다. 아무튼 13초대로 달린 것이다.

외려 턱걸이가 가장 박진감이 넘쳤다. 난 턱걸이 전혀 못 한다. 턱걸이 연습하다가 다친 적이 있다. 쌓인 게 많았는지 철봉에 매달릴 생각은 안 하고 주먹질을 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세게. 지금도 철봉만 봐도 겁이 난다. 아무튼. 그날 어떻게 어떻게 해서 2개를 간신히 했다. 그러고 내려왔는데 개수를 적어 주시는 선생님이 "넌 이것밖에 못 하냐?"며 5개라고 적어 주시는 게 아닌가. 엥, 이게 뭥미? 그뿐만이 아니었다. 기록지에 적는 선생님께 '5'이라 쓰인 손등을 보여 드리니 "턱걸이를 10개씩이나 했어?" 하시는 게 아닌가. 역시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진다.

윗몸일으키기 할 때는 별로 좋지 않았다. 나는 발뒤꿈치와 엉덩이를 바짝 붙여야 잘할 수 있는데 준비된 기구는 발과 엉덩이를 한 20센티미터쯤 벌리게끔 하는 것이었다. 이걸 어쩌나 하다가 그냥 했는데 평소 때보다 훨씬 못 하고 말았다. 더군다나 개수를 헤아리는 선생님이 우리 학교에서 제일 깐깐하기로 한 이름 하시는 분이셨다. 그분은 역시나 내가 한 만큼만 정확하게 적어 주셨다.

이제 1,000미터 달리기를 안 하고도 체력장 점수 20점 만점을 받으려면 던지기에서 만점을 받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친구들이 잘 던지는 친구한테 대신 던져 달라고 부탁하란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고 친구가 대신 던져 줄까 물었다. 짧고 깊게 고민했다. 나는 괜찮다고 말하고 그냥 있는 힘껏 공을 던졌다. 연습할 때는 한 번도 만점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공이 아주 아주 멀리 날아갔다. 다행히 만점을 받았다.

그렇게 학력고사를 위한 체력장은 끝났다. 난 아침에 싸 온 점심 도시락을 그대로 들고 집에 돌아갈 수 있었고 몇몇 친구들은, 남자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남아서 오래달리기를 해야 했다.

내 로망을 위해 오늘 밤에는 한 2킬로미터 정도 달린 거 같다. 이 나이가 되니 1,000미터를 달리는 데 5분 45초 정도 걸린다. 요즘처럼 꾸준히 제대로 달리는 것이 고등학교 때 이후 거의 처음이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내가 그때보다 더 게을러졌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없지 않다. 올해 달리기 목표를 몇 개 정했다. 첫째, 쉬지 않고 4킬로미터 달리기. 둘째, 1,000미터를 4분 20초에 끊기. 우선은 이 두 가지 목표만이라도 이루고 싶다. 제이슨 본, 기다려라. 누가 더 달리기를 잘하는지 한번 겨뤄보자. 참 1,000미터 세계기록이 얼마인 줄 아는가? 2분 12초란다. 이게 사람이야?
누나 | 2009.02.20 01:1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난..달리기가 제일 싫어..
누구랑 경쟁해서 달리는건 더 싫어..
고등학교 다닐때 오래달리기를 했었는데 얼마나 늦게 달렸으면 우리 뒷반애들이랑 달렸겠냐..흑흑
더..죽겠던건.. 힘내라고 응원들을 해서리..기권도 못하고 죽기살기로 달렸던거..
아마도 내가 지옥을 간다면 그곳에서 '오래달리기' 하라고 할찌모르겠다..그럼 거기가 진짜 지옥맞는거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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