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펜탁스 MZ-3, 렌즈는 시그마(Sigma) 20mm F1.8 EX DG ASPHERICAL RF, 필름은 리얼라(Reala).
2012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찍은 필름을 마지막으로 현상해서 스캔받았다. 다운받아 보니 거의 지안이 사진뿐. 2012년 10월 13일 토요일에 둘이 같이 북악산 가서 찍은 사진이 대부분. 처음 산을 오를 때는 귀찮은 기색이 역력했는데 윗줄 오른쪽 끝 사진을 보면 지안이가 한참 기분이 좋아 보인다. 왜? 살포시 웃으며 나한테 생일선물로 스마트폰 내놓으라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니.... 그러나 안타깝게도 스마트폰은 엄마가 절대 허락하지 않을 기세. 미안하다, 지안아. 대신 나랑 산이나 자주 가자.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어요.
집에 필름이 한 통 남았는데 이건 언제나 다 찍을지 모르겠다. 확실히 필카가 느낌이 좋은데.... 올해는 아이들이랑 더 자주 놀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말이다.
어제 하루 휴가를 냈다. 소영이 누나랑 꼬맹이들도 만나고 산에도 다녀오면 먹먹함이 좀 나아질 거 같았다. 특히 꼬맹이들은 내게 특효약 같은 아이들이니까. 점심으로 국수를 얻어 먹고 얘기 좀 하다가 학교도 안 다니는 '불량 청소년' 지원이를 꼬여 인왕산 다녀왔다.
4시 30분께 오르기 시작해 5시 45분쯤 내려왔다. 지원이는 인왕산이 그리 높지 않은 게 실망스러운 모양이었다. 헉헉거리는 나를 놀리기라도 하듯 다람쥐처럼 가뿐하게 뛰어 올라갔다. 같이 온 건 잘한 거 같다. 높은 데서 내려다본 서울이 꽤 근사했는지 휴대폰으로 열심히 찍고 그랬다. 늘 그렇듯이 클럽 에스프레소에 들렀다 돌아왔다. 오늘 고른 메뉴는 자몽 주스와 오렌지 주스.
꼬맹이들이랑 <무한도전> 보고 놀다가 좀 늦게 나왔는데 현관에서 목사님한테 걸리고 말았다. 오늘은 막내 지안이랑 둘이서 북악산에 가기로 했다. 우동 한 그릇으로 꼬셨다. 2009년에 같이 갔을 때는 와룡공원에서 뻗는 바람에 택시 타고 돌아와야 했다. 이번에는 정상까지 갈 수 있을까 모르겠다.
한동안 개방하지 않은 사직공원 쪽으로 올라왔다. 새로 복원한 성곽을 따라 오른 셈이다. 지원이는 인왕산은 처음이라고.
인왕산 정상에 선 지원이가 안산 쪽을 휴대폰에 담고 있다. 적당히 어둡고 은은한 게 느낌이 좋은 햇살이었다.
성북동에서 북안산 쪽을 찍어 봤다. 왼쪽으로 멀리 남산과 서울타워가 보인다. 파랗고 노란 하늘을 제대로 담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건 '막샷'으로는 담을 수 없을 텐데.
막내동생이랑 조카 유민이랑 남한산에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