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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 1. 21:29

어제 송구영신 예배 때 보니 ‘2007년 새해 결단’이란 걸 하더군요. 전 뭘 결단할 만큼 ‘결딴낼’ 자신은 없습니다. 그냥 가볍게 몇 가지 결심만 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스타벅스와 영영 이별하기’입니다.
제가 커피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스타벅스 더블샷은 무지 좋아합니다. 전에 충무로에서 일할 때 누가 놀러오면 거의 밥은 제가 샀습니다. 그리고 차 마시러 가면 대한극장 안에 있는 스타벅스에 데리고 가서 더블샷 사라고 했죠. 거의 웬만한 밥값과는 맞먹게 비쌉니다. 제가 알기에 더블샷은, 에스프레소가 너무 양이 적은 사람을 위해 만든 메뉴로 간단하게 에스프레소 곱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하고 거기에 시럽을 넣어 먹으면 달짝지근한 게 아주 맛있습니다. 그 맛있는 걸 비싸서 안 먹다 얼마 전에 편의점을 가니 캔으로 나왔더군요. 중독성이 강하게 맛있는 커피지만 차마 더는 못 먹겠더라구요.
이미 아시는 분도 계시지만 스타벅스와 시온주의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합니다. 어느 분은 ‘내가 사 먹는 스타벅스 한 잔이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는 총알이 된다’고 스타벅스 커피는 안 마신다고 합니다. 뭐 그렇게 따지고 보면 사지 말아야 하고 먹지 못할 게 천지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는 없더군요. 그분 말씀이 제게 총알이 되어 박혔습니다. 그래서 전 올해 2007년 결심을 ‘스타벅스와 영영 이별하기’로 정했습니다. 여러분도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사 먹는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총알로 되돌아간다는 현실을 말입니다.
스타벅스여, 안녕히.
사진은 12월 31일 마지막으로 사 먹은 스타벅스 더블샷입니다. 제가 이별을 통보한 상대가 이놈입니다. 겉과 속이 시커먼 놈입니다. 그리고 방금 스타벅스 홈페이지에 가봤더니 홈피를 인터넷 익스플러러에 맞춰 놨더군요. 참 여러가지로 맘에 안 듭니다. 끝.
나들목교회 열린마당에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