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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6 23:01
토요일 얘기 먼저. 유숙이 누나네 컴퓨터 때문에 이런저런 고민도 많이 했고 전화도 많이 했고 알아보러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결국은 헛수고가 되고 말았다. 내가 마지막으로 내린 결론은, 돈 주고라도 믿을 만한 데 맡겨서 빨리 끝내자는 것이었는데 누나가 싫다고 했다. 아마 돈 삼만 원 때문은 아닌 거 같고 내가 딴 데 맡기자고 해서 그런가 싶다. 하여간 그렇게 끝났다.

지경진 팀장님과 점심 같이 먹었다. 다른 직원들은 모두 다 퇴근했고 우리만 일이 남아서 그렇게 됐다. 밥 먹다 또 소개팅 얘기가 나왔다. 어떤 여자 좋아하냐 묻는데 딱히 떠오르는 답이 없더라. 사실 난 여자라면 다 예쁘고 염색체에 Y 염색체만 없으면 되지 않나 싶은데 말이다. 그러다 집에 가는 길에서 어떤 여자랑 스쳤다. 그때 나를 확 덮치는 (여자 말고) 화장품 냄새. 화장을 그렇게 진하게 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마 내가 그런 화학약품 냄새를 싫어해서 좀 예민한가 보다, 하여간 반갑지 않은 냄새였다. 그때 퍼뜩 '화장 안 하는 여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여자. 요즘 세상에 그런 여자가 얼마나 될까 싶지만 그래도 그런 욕심은 든다.

전에 어떤 누나가 한 얘기가 생각난다. 남자가 평생 얼마나 많은 립스틱을 핥아 먹어야 하는지 아냐고 한 말. 여자 입술이라면 더한 것도 핥아 먹겠지만 아무튼 화장품은 싫다. 엘리베이터 같이 타기 싫은 남자. 담배 피우는 남자. 엘리베이터 같이 타기 싫은 여자. 화장 진하게 한, 특히 향수를 성수인 양 마구마구 뿌려 댄 여자.

밤에 <온에어> 몰아서 보다가 또 한 가지 바라는 게 생겼다. 허영심 없는 여자. 여자에게서 허영심을 뺀다는 건 성욕 없는 남자를 기대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짓이지만 오승아나 서영은처럼 증세가 심하지는 않으면 좋겠다. 그 두 사람이야 심하게 '오바'한 인종들이라 (특별하다고 쓰기는 그렇고) 특이한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하여간 허영심이 심하지 않은 사람이었으면 싶다. <온에어> 재밌더라. 토요일 오후에 퇴근해 바로 자려고 했는데 몰아서 여덟 편을 봐 버렸다. 이것저것 군것질도 하면서. 아, 그말이 생각난다. '자고로 분칠한 것들은 믿을 게 못 된다'는 말. 참 명언이다.

토요일은 4시까지 일하다 집에 왔고 일요일도 6시간 정도 회사에 나갔다 왔는데 아직 교정 볼 거 반밖에 못했다. 월요일에 초교 넘겨 주기로 했는데 내일 뭐라고 해야 할지 싶다. 못해도 이틀은 더 필요할 텐데. 좀 더 속도를 내야겠다.

비가 내린다. 조용한 밤에 혼자서 빗소리 들고 있자니 참 좋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서 듣는 빗소리는 어떨지 싶지만, 내 생각에 혼자 듣는 빗소리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거 같다. 난 아직 그렇게 생각한다.
Favicon of http://waterclimber.net BlogIcon 문철군 | 2008.04.09 17:0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릴 적 엄마에게서 맡았던 분내(?)는 좋아하는데, 요즘 나오는 화장품하고 향수 짙게 바르는 여자들은 저도 너무 싫어요 ㅎㅎ 근데 그거 아시죠? 산에 갈 때나 들에 일하러 나갈 때 그런 여자 데리고 나가면 좋다는거. 벌레가 다 그리로 가니까 ㅋㅋ 물론 제법 거리를 유지해야 효과가 있겠지만서도.

비오는 날, 집에 아내 혼자두고 조용한 교실에서 혼자 공부하려니... 아내도 보고싶고, 아내랑 함께 듣는 빗소리도 듣고싶고 하네요.

잘지내요.
Favicon of http://heartone.tistory.com BlogIcon 심장원 | 2008.04.10 19:58 신고 | PERMALINK | EDIT/DEL
유부남이 그런 소리를 하니 내 믿어 줄 수밖에......
사람은 다 적응하게 되어 있어.
혼자 있다가 누군가 생각나겠지만 둘이 있으면 혼자 있고 싶지 않을까?
그래도 유부남이 그런 소리를 하니 내 믿어 줄 수밖에......

참 홍성은 이회창이 당선했나?
기차 탈 때 역주행 자리에 앉은 것처럼 세상이 거꾸로 가는 기분이야.
우리라도 열심히 살자구나.
조영권 | 2008.04.27 16:37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심장원 ~ 얼굴 한번 보여주게.
어찌 살고 있는가?
블로그의 글을 보니 열심히 그러나 안정되게 살고 있는 듯 보이긴 하군.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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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3 23:35
키보드와 마우스 팔았다. 불편하기도 하고 쓰지도 않는 물건 집에 쌓아 놓기도 싫고 해서 팔아 버렸다. 로지텍 MX Revolution 마우스는 일년 하고 다섯 달, 애플 프로키보드는 한 5년 쓴 거 같다. 로지텍 마우스는 무선이라 그런지 내게는 너무 무거웠다. 그래서 팔았다. 키보드는 어차피 해피해킹프로 키보드에 밀려서 쓸 일도 없고. 마우스는 11만 원에 샀다가 6만 원에 팔았고, 키보드는 9만 원쯤에 샀다가 2만5천 원에 되팔았다. 오랫동안 정든 놈들인데, 가져가신 분들이 잘 쓰시기 바란다. 밑에 기념으로 프로키보드 사진 찍어 올린다. 마우스는 사진 찍을 틈도 없이 팔려 나갔다.

일주일 지나는 거 잠깐이다. 벌써 내일이 금요일이니. 중구위원회에서 선거운동 같이 하자고 하는데 난 아무래도 회사 일이나 열심히 하련다. 그렇지 않아도 일이 밀려 있다. 내가 너무 꼼꼼하게 교정 봐서 그런지 하루에 몇 페이지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실력 때문인가. 이 얄궂은 실력 덕분에 내게 토요일, 일요일은 물 건너갔다. 다행히 같이 일하는 직원들은 아직 내게 친절하다. 그나마 다행이다.

참 일주일 지나가는 거보다 내가 회사 한 달 채운 게 더 신기하기는 하다. 아마 내가 지난 한 달 동안 한 번도 지각하지 않았다고 하면 더 놀라려나? 지각 한 번 안 했고 결근한 적은 더더욱 없고. 요즘 아침에 자명종보다 먼저 눈을 뜨는 내가 신통하기는 하다. 하여간 한 달 채웠으니 앞으로 석 달 채워보자. 그럼 답이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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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프로키보드, 보내기 전에 사진 한 장 찍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로 산 애플 무선 마이티 마우스. 로지텍 마우스보다 가볍다.


조영권 | 2008.04.12 11:0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질 지내는지?
블로그릐 분위기를 보아하니 회사일에 열심인 듯 하구나.
가정교회에서 한번 만나자.
Favicon of http://heartone.tistory.com BlogIcon 심장원 | 2008.04.14 23:24 신고 | PERMALINK | EDIT/DEL
찾아 주시니 고맙습니다.
나들목은 안 가도 가정교회는 가 볼까 생각해 봤는데요.
가정교회도 나들목인데 가기가 그렇더군요.
맘 편해질 때 한 번 갈게요.
목사님 중국 가시기 전에는 가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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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31 23:00
"...... 각자 목적지로 도망치듯 출근할 때마다, 달랠 길 없이 울어 대는 두 살짜리 아이를 보육학교에 보내던 첫 날의 상처를 우리는 되풀이해서 겪곤 했다. 아들 제프를 데리러 간 어느 날 오후, 내가 오는 걸 본 아이는 교문을 향해 제 힘껏 달려오다 교문 빗장 사이에 머리가 끼어 버렸다. 소방관이 오고 지렛대를 쓰고서도 10분이 지나서야 아이를 구할 수 있었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하워드 진, 25쪽

오늘부터 읽기 시작한 책이다. 몇해 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고, 기회가 닿을 만할 때는 잊고 있었다. 지난 주 금요일에 남산도서관에서 빌렸다. 5권까지 대출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10권까지 해준다고 해서 얼른 빌렸다. 4월부터 두 달 동안 도서관 내부 공사 한다고 두 배 빌려준단다. 서울에서 대출 가능한 공공도서관 가운데 제일 책이 많은 곳이 남산도서관이다. 두 달 동안 이곳을 이용하지 못한다니 아쉽다. 동대문도서관은 너무 멀고 마포도서관은 너무 사람이 많아서 좁은 느낌이다. 마포구에 도서관이 더 생겨야 할 텐데. 이번 총선에 나온 후보 가운데 도서관 더 세우겠다 공약하는 사람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

교보 가는 길에 버스에서 이 글월을 읽다가 꽉 목이 메었다. 도대체 나는 왜 이런 구절만 보면 목이 메는 걸까? 교문에 얼굴이 끼였다면 우스운 분위기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아플 아이를 생각한다면 약간 우울한 분위기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내게 먼저 떠오르는 마음은 아빠를 그리워했을 그 아이 마음이었다. 얼마나 보고 싶고 좋아하면 그럴 수 있을까? 빗장도 안 보일 정도로.

지안이도 보고 싶고 민지도 보고 싶고 민아도 보고 싶다. 다음 주에 지인이 생일이라는데 지인이도 보고 싶다. 요 꼬맹이들이 달려오다 문틈에 끼일 수 있으니 내가 한달음에 달려가 꼭 안아 주고 싶다. 요것들아, 어디 아프지 말고 잘 견뎌라. 아찌가 간다.

출판사 다니니까 그건 참 좋다. 교보문고에 일 때문에 나가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다. 그래도 명색이 편집잔데 도서관이랑 서점은 자주 가야지.

지안이랑 민지, 시은이 사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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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24일 남산타워에서 내려오는 길에 번데기 먹고 있는 지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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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시은이, 오른쪽이 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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